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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오브 킹스 전시 | The Greatest Love |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 마주하는 자리에서

by faith.log 2025. 11. 15.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 마주하는 자리에서

 
2025년에 기독교 관련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이야기한다면, 누구든 한 번쯤은 《킹 오브 킹스》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faith.log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다뤘던 작품이다. read.log에서 찰스 디킨스의 작품 '우리 주 예수의 생애'를 소개했고, view.log에서는 영화 《킹 오브 킹스》의 제작 의도와 메시지를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의 제작진이 직접 참여해 기획한 전시 <The Greatest Love> 소식을 알게 되었다. 책과 영화에서 중심을 이루었던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한층 더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이었다. 이미 영화에서 큰 감동을 받았던 터라, 전시가 시작된 첫 주말에 곧장 방문했다.

영화와 전시가 만나는 자리

 
전시는 김포공항 롯데몰에서 2025년 10월 31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은 관람객이 ‘월터’가 된 듯한 경험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디킨스의 아들인 월터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따라 예수님의 삶과 사랑을 다시 더듬어 가는 구조다.
 
단순히 패널을 보는 전시가 아니라 ‘체험형 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각적·공간적 효과가 잘 구성되어 있어서, 책과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이 자연스럽게 전시장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특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전시 전에 영화를 먼저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영화의 장면들이 전시 곳곳에 새롭게 재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영화의 여운이 전시를 훨씬 깊고 개인적으로 만들어 준다.

사랑의 손길을 직접 경험하는 순간

 
전시의 핵심은예수님의 사랑그 자체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이 전시장에서는 하나의 신학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물속에 빠진 베드로를 예수님이 붙드시는 순간을 실제로 체험하도록 만든 공간이었다.
 
어둡게 가라앉는 물결과, 손을 내밀 때 다가오는 빛, 그리고 손을 붙드는 그 순간의 연출이 관람객을 단숨에 장면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 순간 나는 단지 베드로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되어 있었다. 흔들리고 두려워 주저앉았던 지난 순간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그때마다 나를 붙드셨던 주님의 손길을 다시 묵상하게 되었다. 우리는 대개 “믿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머리로 붙잡으려 한다. 그러나 이 공간에서는, 믿음은 ‘손을 내미는 것’이었고, 사랑은 ‘그 손을 결코 놓지 않는 분’이셨다.

십자가 앞에서 다시 배우는 의미

 
전시 중간에는 거대한 십자가 형태의 스크린이 자리하고 있다. 월터가 가지고 놀던 칼이 십자가의 형태로 변화하는 상징적 장면이 반복되는데, 그 의도에 대한 해설이 전시와 함께 제공된다. 우리 안의 욕망과 세속적 욕구가 십자가 앞에서 해체되고 정화되며, 결국 하나님을 바라보는 자리로 이끌린다.
 
이는 영화만 보았을 때는 깊이 인식하기 어려웠던 메시지이지만, 전시는 그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내 준다. 특히 십자가 앞에 앉아 잠시 묵상할 수 있도록 마련해 둔 공간은, 관람의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는 은혜로운 쉼표였다.
 
칼빈이 말했듯, 인간의 마음은 “우상공장”이다. 우리의 내면은 스스로를 중심에 두려는 욕망으로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러나 그 갈등의 자리에서 십자가는 우리를 다시 하나님 앞으로 돌이키는 유일한 길이다. 이 전시 공간은 그 사실을 시각적으로, 감각적으로 다시 확인하게 한다.

사랑을 삶으로 내리는 마지막 걸음

전시의 마지막은 “상처”라는 주제를 다룬다. 내가 상처를 주었던 순간과 상처를 받았던 순간을 돌아보게 하고, 그 감정을 짧은 글로 남기도록 구성되어 있다. 단순한 정서적 위로가 아니라,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삶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방향성이 분명하게 보였다. 사랑은 감동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구속사적인 흐름 속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바라본 뒤, 그 사랑을 따라 살아가도록 초대하는 이 마지막 공간은 전시 기획의 백미였다.

걸음 깊은 성찰로 초대하는 전시

 
<The Greatest Love>는 책과 영화에서 본 장면들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시를 따라 걸어가는 동안, 우리는 예수님의 생애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사건들—예수님 오심, 사역, 고난, 죽음, 부활—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그 모든 사건의 중심에 놓인 사랑의 본질을 다시 배우게 된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 성탄절, 그리고 새해를 생각한다면 이 전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감사는 은혜를 기억하는 일이고, 성탄은 하나님이 사랑으로 오신 날이며, 새해는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또 한 해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전시를 이렇게 권하고 싶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가장 위대한 사랑을 다시 바라보고, 그 사랑을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이 전시는 반드시 한 번 걸어가 볼 만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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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일상을 잇는 기록. 작은 글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삶의 깊이를 나누는 온라인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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