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련님》, 정직한 사람은 왜 늘 손해를 볼까

한동안 인간관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성격 검사가 있다. 바로 MBTI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격의 특성을 파악해서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이해하는 검사이다. 그런데 이러한 검사로 나온 성격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재미있는 표현이 붙는 경우가 있다. 바로 사회화이다. 사회화된 유형 또는 사회화되지 않은 유형같은 표현이다. 놀랍게도 자신의 성격을 확인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검사에서조차 사회화가 되었는지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사회화를 이야기할 때 사회화가 되는 것을 올바르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사회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가지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화라고 하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소설이 있다. 바로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인 《도련님》이다.
세속적인 처세술과 대비되는 도련님의 정직함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처세술이다. 실제로 자기개발서의 고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과 같은 책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는 것을 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처세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와 처세술에 관심을 보이며 사회화되는 것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적인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물질적인 성공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도련님》에서 우리는 바로 이러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도련님이다. 그는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소설에서는 이를 약간 과장하여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지만, 단순하게 이야기한다면 정직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인공의 반대편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서 사회화된 행동들과 세속적인 처세술을 보여주는 사람들로 묘사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대비를 통해서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도쿄를 떠나서 시코쿠 지역의 학교로 부임하면서 사회 생활을 처음 경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위선적인 행동들을 하는 빨간 셔츠(작품 내 교감), 그리고 그러한 빨간 셔츠에게 아부를 하면서 자신의 유익을 취하는 떠버리(작품 내 미술 선생)와 갈등을 겪게 된다.
특히 빨간 셔츠가 주인공에게 조언이라고 하면서 세상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정직하게 살아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주인공이 정직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도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서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공정성, 정직함과 같은 도덕적 가치보다 물질적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은 나쁜 길로 들어서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나쁜 것에 물들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믿고들 있는 것 같다. 가끔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을 보면 ‘도련님, 부잣집 도련님’하면서 비꼬곤 한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거짓말하면 안 된다, 솔직해야 된다’라고 가르치지 말고 차라리 ‘거짓말하는 법’이라든가 ‘사람을 의심하는 기술’, ‘사람 등치는 술책’을 가르치는 편이 이 세상을 위해서도, 그 사람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도련님은 물질적 성공보다 정직함을 택한다

《도련님》에서 빨간 셔츠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교감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적극 사용한다. 또한 그 지위를 통해서 생겨나는 인간관계도 적극 사용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서 주인공인 도련님에게도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유혹으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단호하게 이를 거절한다. 심지어 빨간 셔츠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주변 교사들을 다른 학교로 전근시키거나 사임하게 할 때, 이에 대해서 거세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거센 바람(작품 내 수학 부장)이 빨간 셔츠의 계략에 빠져서 학교를 그만두게 되자, 그와 함께 빨간 셔츠의 부도덕한 모습을 밝혀내는 일에 동참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한 후에는 학교 선생직을 사임하고, 월급이 절반 정도로 적은 철도회사의 기수로 취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쓰메 소세키는 《도련님》을 통해서 정직함을 택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물질적인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도리어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것처럼 정직함을 택한 사람들이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소설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소설을 통해서, 물질적인 성공보다 더 높은 가치가 정직함과 의리, 공정함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정직하게 살면 누가 이용하려고 한대도 겁날 게 없습니다.”
한 사람의 성품은 그를 믿는 한 사람으로 완성된다

《도련님》에서 또 한 명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의 타협하지 않는 성격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문제로 주인공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주인공을 비난하기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러한 주인공 옆에서 그를 계속해서 보살피고, 그가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평가하며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주인공의 유모인 기요이다. 기요는 주인공이 어렸을 때도, 학교를 다닐 때도, 시코쿠의 지방 학교에 선생으로 부임했을 때도,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에 교사를 그만두고 도쿄로 돌아와 철도회사의 기수로 취직했을 때도, 주인공에게 계산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요가 있었기에 주인공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유지하면서 정직함을 지켜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많은 교훈을 준다. 우리 사회가 점차 공의로운 사회, 정직한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성공만을 최우선시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면, 그 원인은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물질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이 되라고 아이들을 교육하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보게 된다. 세상의 모든 판단 기준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현재이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이에게는 피해를 보면서까지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며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모습들은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직함을 추구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분명히 물질적으로 상당히 부요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주변 사람들과 물질적으로 비교하면서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요가 옆에서 자꾸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될 거야 하니까 뭔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도덕적 정의와 정직함을 다시 묻는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은 내용 자체로도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다. 또한 나쓰메 소세키가 실제로 마쓰야마에서 교사 생활을 할 때의 경험이 포함되어 있어서, 마쓰야마 여행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전차, 당고, 도고온천 등을 책 속에서도 만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히 재미만을 제공하는 작품이 아니다. 재미를 넘어서,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더 중요한 도덕적 가치들인 정의로움, 정직함, 공의로움을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거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가치들을 지키면서 자신의 삶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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