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종이 책과 동네 서점이 필요한 이유를 말하다

최근 독서와 관련해서는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려오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특히 독서 인구의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거기다가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종이 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상식처럼 바뀐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만 책을 구매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 왜 아직도 종이 책과 동네 서점이 필요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생각해보면서 읽기 좋은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이다.
독서를 하지 않는 시대에도 동네 서점은 필요하다

202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라고 한다. 이는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거기다가 독서를 한다고 밝힌 사람들의 평균 독서량도 연간 2.4권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 조사에서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서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좋아하는 활동은 시간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더 나아가서 일 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이유가 시간이 없어서라는 대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필자가 대학생이었던 2010년대 초만 하더라도 지하철을 타면 여전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짧은 길이의 영상인 쇼츠나 릴스가 주류를 이루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이 걸려 내용을 확인하고 결론에 이르러야 하는 독서를 더 어려워하고 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는 책을 접하는 경우가 학습이나 업무와 같은 실용적인 목적인 경우가 많다. 즉 자신이 원해서 독서를 하기보다는 강제적인 독서를 해야 했던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요소가 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들었기에 입시가 종료되거나 업무적으로 더 이상 책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책을 멀리하고 심지어 책을 싫어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더 나아가 대형 온라인 서점이 가장 큰 책 판매 공간이 되면서부터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서점을 발견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필자의 동네에도 10년 전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때는 2~3개의 서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 하나의 서점도 남아 있지 않은 슬픈 현실과 마주한다. 즉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에서도 언급하듯이 서점이 없는 것이 기본값이 되어가는 사회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의 저자인 노명우는 독서를 하지 않는 시대에도 서점의 역할은 분명하다는 것을 독자에게 알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책을 목적 없이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역할과, 책 속의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는 역할이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책에서 언급하듯이 서점에서 여러 책들을 둘러보다 자신만의 책을 찾고 그 책 속에 빠져들었던 경험을 직접 하는 것은 독서라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경험이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독서를 하지 않는 시대에 왜 도리어 동네 서점이 있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각자 책과 멀어진 원인에 대한 해석은 달랐지만, 책이라는 미디어를 사람들이 좀 더 빈번하게 접할 수 있다면, 그러기 위해 서점이 책 속에서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면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헛헛함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전자책 시대에도 실물 책은 유용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독서라는 활동의 대상인 책을 소비하는 매체도 변화를 겪고 있다. 20대를 중심으로 매체 선호도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전자책 독서율(59.4%)이 종이책 독서율(45.1%)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디오북 이용도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에도 전자책 독서를 하는 경우가 종이책 독서를 하는 경우보다 더 높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이 실물 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특히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저자는 실물 책이 여전히 유용한 이유를 여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독서를 더욱 깊이 있게 하기 위해서는 실물 책이 좋다고 언급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뜻깊게 다가오는 부분에 표시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고, 더 깊이 생각해볼 내용을 포스트잇으로 붙여두는 일은 모두 실물 책에서만 가능하다.
물론 일부 전자책이나 자신이 PDF로 변환한 책들의 경우 필기나 밑줄을 긋는 행동들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표시해 놓은 부분들을 다시 하나씩 찾아보는 경우는 정말로 드물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가 책을 읽으며 하는 이런 행동은 나의 생각과 경험을 책에 남기는 일이다. 그리고 실물 책은 다시 그 책을 읽을 때 그 당시의 생각과 경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과거의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전자책에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다. 특히 전자책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실물 책과 비교해서 다시 찾아 읽게 되는 경우가 적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전자책과 실물 책을 비교했을 때 집중해서 독서하기에 더 편한 쪽은 실물 책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전자책이나 디지털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종이 책보다 독해력, 기억력, 집중도가 떨어지는 "화면 열등 효과"는 인지과학 및 심리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실물 책의 유용성은 전자책 시대에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필자도 가볍게 읽을 책이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책은 전자책으로 읽는 경우가 많지만,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나 깊이 있게 연구하면서 보고자 하는 책은 종이 책으로 읽는 경우가 많다. 전자책을 무조건 사용하지 말자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책 시대라고 종이 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올바르지 않다.
"전자책은 종이책의 물성이 갖는 한계에 대한 대안일 수 있지만, 종이책의 물성으로 인한 장점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죠."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화면을 통해서도 여전히 사람들은 글을 읽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자신은 글을 읽는 행위, 즉 지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디지털 화면을 통해서 글을 읽는 행위는 실제 독서 행위를 대체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화면 열등 효과"가 나타나는 원인은 디지털 화면으로 글을 읽는 행동과 실제 독서 행위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저자가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에서 언급하는 "얕은 처리 가설"과 “F자형 훑어읽기”가 그 답이다. 우리의 뇌는 디지털 화면으로 글을 접할 때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려는 “스캔 모드”로 자동 전환되어 깊은 사고와 정독을 건너뛰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선 추적 연구에 따르면 화면 속 텍스트를 읽을 때는 왼쪽 상단 위주로 F자 형태로 건너뛰며 읽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시대에도 실물 책을 통한 독서의 가치는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더 나아가 저자는 진정한 독서, 즉 읽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직접 책을 골라서 읽어보고 실패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부분 책을 읽겠다고 생각하면 베스트셀러나 독서 추천 리스트를 찾아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자신만의 독서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베스트셀러는 그 당시의 사회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독서 방식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독서에서는 도리어 더 이상 책을 읽고 싶지 않게 만드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추천 리스트도 마찬가지이다. 추천 리스트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추천한 책을 리스트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사람들의 특성이 반영된 리스트이기에 나에게 맞는 책이 아닐 경우가 많다. 결국 직접 자신이 좋아할 만한 책을 우선 찾아보면서 읽어보고 실패해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종류를 찾아보는 것이 진정한 읽는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해주는 책입니다. 만약 시대적 트랜드를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베스트셀러 따라 읽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실용적 목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꼭 베스트셀러를 읽어야 할 필요는 없거든요. 자신만의 세계 구축이 더 필요한 사람에게 유행은 고려 사항이 아닐 거예요."
이 책은 독서와 서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은 독립 서점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도리어 지금 시대를 살아가며 독서의 가치가 무엇인지, 실물 책과 동네 서점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도록 돕는 책이다. 필자처럼 서점을 운영하거나 운영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단순히 독서의 가치를 생각하는 사람이나 동네 서점이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까운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다.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독서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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