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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문화 행사 소식 - 무더위 속에서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by faith.log 2026. 6. 30.

2026년 7월 문화 행사 소식 - 무더위 속에서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7월이, 장마가 오고 폭염이 기다린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여름을 견딘다. 그러나 이 계절에도, 어쩌면 이 계절이기에 더, 잠시 멈춰 이야기 앞에 앉아볼 이유가 있다. 극장의 서늘한 어둠 속에서, 갤러리의 고요 속에서, 문자와 색채가 빚어낸 언어들 앞에서 이 여름을 조금 다르게 통과해 보길 권한다.


1. 〈다윗〉광야를 지나 왕이 자의 이야기

성경이 다윗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이상하다. 그는 언제나 승리보다 광야에 더 오래 머문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뒤에도 왕좌가 아닌 도망길이 기다렸다. 사울의 창끝을 피해, 광야의 바위 틈새를 누비며, 다윗은 오랜 시간 "준비되지 않은 왕"으로 살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바로 그 시간을 이야기한다.
 
30년 전 아프리카 잠베지강에서 카누를 타며 품었던 비전이 마침내 완성됐다는 필 커닝햄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오랜 시간을 거쳐 태어난 작품이다.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는 순간부터 유다의 왕으로 세워지기까지, 109분 동안 흐르는 9곡의 노래들은 하나님이 인간과 교제하는 방식을 시청각적으로 전달한다. 지금 자신의 광야를 걷고 있는 이들에게, 이 여름 극장은 예배의 공간이 될 수 있다.
 
< 상영 정보 >

  • 감독: 필 커닝햄, 브렌트 도스
  • 개봉: 2026년 7월 10일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등급: 전체 관람가
  • 러닝타임: 109분

2. 〈성경 속 식물 이야기〉 — 말씀으로 피어난 풍경들

로뎀나무 아래 쓰러진 엘리야가 있다. 감람나무 사이를 걸으신 예수의 기도가 있다. 우슬초로 뿌린 정결의 이미지가 있다. 성경 속 식물들은 언어가 되고, 그 언어들은 신앙의 문장을 이룬다. 2004년부터 이스라엘 성경식물원을 오가며 그 식물들을 연구해 온 김준영 작가는 그것들을 화폭 위에 새겼다.
 
두껍게 올린 미디엄을 붓끝으로 아래로 그어 내리는 독특한 마티에르는 은혜가 내려오는 형상이라고 그는 말한다. 단순한 식물화가 아니다. 말씀을 눈으로 읽는 시간이다. 전시는 7월 중순에 막을 내리므로, 이달 초·중순 방문을 권한다.
 
< 전시 정보 >

  • 전시 장소: 사랑의교회 사랑아트갤러리(서울특별시 서초구)
  • 전시 기간: 2026년 6월 6일 ~ 7월 15일
  • 관람 시간: 화·금요일 14:00~18:00 / 수요일 10:00~18:00 / 토요일 8:00~18:00 / 주일 9:30~18:00
사랑의교회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21

 


3. 〈글씨상점: 당신의 글씨, 당신의 취향〉 — 필기의 이유를 묻다

타자(打字)의 시대다. 손가락 끝이 언어를 두드리고, 목소리가 문장을 받아쓴다. 손글씨는 점점 의례의 영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런데 문자의 역사를 전담하는 박물관이 지금 '글씨'와 '취향'을 나란히 놓는 전시를 기획했다. 이 전시의 질문은 간단하다. 당신의 글씨에는 당신이 있는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이 특별전은 손글씨를 개인의 취향이자 정체성의 언어로 읽는다. 필기와 수집, 문자와 감수성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텍스트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인천 송도로 향할 이유가 충분하다. 테마전 〈수집가의 집〉과 손글씨 공모전도 함께 운영 중이다.
 
< 전시 정보 >

  • 전시 장소: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인천광역시 연수구)
  • 전시 기간: 2026년 5월 1일 ~ 8월 23일
  • 관람 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8:00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인천 연수구 센트럴로 217

 


4.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깨어난다〉 — 한국 최초 고야 단독전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스페인 왕실의 궁정화가였다. 그러나 말년에 청력을 완전히 잃고 홀로 칩거하던 그는 벽에 직접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볼 것을 전제하지 않은 그림들이었다. 아들을 삼키는 사투르누스, 마녀들의 집회, 거인의 실루엣. 18세기 한 인간이 자신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꺼내 놓은 기록이었다.
 
한국 최초의 고야 단독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핵심은 판화 연작 《카프리초스》 원작 80점의 국내 첫 공개다. 사회의 미신과 위선을 풍자한 이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깨어난다"는 계몽주의 화가의 가장 급진적인 선언이, 이 여름 내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걸린다.
 
< 전시 정보 >

  • 전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서울특별시 서초구)
  • 전시 기간: 2026년 6월 26일 ~ 9월 30일
  • 티켓 정보: 성인 20,000원 / 청소년·어린이 16,000원
  • 관람 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9:00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마무리하며

광야를 가로질러 왕을 기다린 목동, 성경 속 식물 하나하나에 말씀을 새긴 작가, 손글씨 한 줄에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박물관, 그리고 청력을 잃은 뒤 홀로 어둠을 벽에 그린 화가가 이 여름 문을 열고 있다. 이 자리들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같은 물음을 품고 있다. 나는 지금 어떤 광야를 지나고 있으며, 무엇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대답이 없어도 괜찮다. 그 물음을 안고 한 자리에 조금 오래 머무는 것, 그것으로 충분한 여름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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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일상을 잇는 기록. 작은 글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삶의 깊이를 나누는 온라인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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