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초대교회의 신앙과 오늘 우리의 자리 사이에서

우리는 오늘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이름을 처음으로 받은 사람들은 아니다. “기독교인(Christian)”이라는 호칭은 약 2천 년 전, 안디옥에서 처음 등장했다(사도행전 11:26).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그리고 그들로부터 시작된 이름을 오늘 우리가 여전히 붙이고 있다면, 우리는 그 이름에 합당한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과거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우리 신앙의 출발점을 다시 점검하게 하는 질문이다. 지금의 교회가 가진 모습과 문제의 근원을 이해하려면,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들의 신앙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은, 우리가 잃어버린 본질을 되찾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초대교회의 신앙, 세상과 다른 길을 걷다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객관적 시선으로 보여준다. 신약성경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왔지만, 실제 그들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갔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은 많지 않다.
1세기 로마 제국은 다신교 사회였다. 정복과 지배를 위해 다양한 민족의 신들을 모두 수용했고, 황제 숭배를 정치적 의식으로 삼았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이를 거부했다. 그들은 황제를 신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했다. 로마의 눈에 그들은 배타적이고, 나아가 무신론자이자 반체제적 존재로 보였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정치적·사회적으로 심각한 박해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믿음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 복음은 퍼져 나갔다. 저자는 이것이 단순한 인간의 결단이 아니라, 말씀의 능력과 복음의 내적 확신이 그들 안에 실제로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의 종교’, 말씀을 기록하고 읽고 살아내다

기독교는 처음부터 ‘책의 종교’였다. 초대교회는 기록과 봉독, 그리고 필사와 전파를 신앙의 중심에 두었다. 그들의 모임에는 언제나 ‘말씀을 읽고 듣는 시간’이 있었다. 저자는 당시의 철학자들조차 남기지 못한 방대한 문헌이 기독교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글을 남기려는 지적 행위가 아니었다. 어디서나 동일한 말씀을 읽고, 동일한 복음을 나누기 위한 신앙적 행위였다. 말씀이 기록되고 낭독될 때, 교회는 동일한 믿음의 공동체로 연결되었다. 그렇게 기독교는 처음부터 ‘텍스트의 신앙’, 곧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구별되었다.
새로운 삶의 법칙, ‘다른 세상’을 증언하다
초기 기독교의 또 다른 특징은 새로운 윤리적 삶의 방식이었다. 복음은 단지 내면의 신앙을 넘어, 일상의 행동을 새롭게 했다. 로마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원하지 않는 아이를 버리는 아동 유기가 관습이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들은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자신의 자녀처럼 양육했고, 생명을 보호하는 일을 신앙의 실천으로 여겼다. 또한 성적 윤리에 있어서도 당시의 사회와는 전혀 달랐다. 로마 사회가 남성의 성적 자유를 묵인하던 문화 속에서도, 기독교는 남녀 모두에게 동등한 정절과 순결을 요구했다. 이는 단순한 도덕 개혁이 아니라, 복음으로 변화된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저자는 이것을 “교회의 집회 속에서 공론화된 새로운 사회 운동”이라고 말한다. 즉, 초대교회는 말로만 가르치지 않았다. 그들은 말씀을 삶으로 증명했다.
잃어버린 ‘책의 신앙’과 우리의 자리

오늘날 기독교 역시 ‘책의 종교’라 불린다. 그러나 그 ‘책’, 곧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삶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많은 성도들이 주일 예배에서 짧은 본문을 듣는 것만으로 신앙의 전부를 다했다고 여긴다. 종교개혁자들이 피로 지켜낸 ‘성경의 자유’를 우리는 너무 손쉽게 잃고 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말씀을 읽고 필사하고, 그것을 삶으로 옮겼다. 반면 우리는 말씀을 들으면서도 행동으로는 세상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간다. 성경을 알지만, 그 말씀대로 살지 않는다. 이 차이는 단순한 경건의 부족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증거다.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다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처음으로 돌아가라.”
종교개혁자들이 초대교회의 신앙으로 돌아가 말씀을 붙잡았던 것처럼, 우리 역시 성경을 삶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다시 말씀을 읽고, 필사하고, 묵상하자. 그리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자.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세상의 가치가 아닌 성경적 가치를 따르는 삶, 그것이 바로 초대교회 성도들이 걸었던 길이다. 우리가 그 길을 다시 걸을 때, 세상 속에서도 구별된 신앙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그들의 삶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
잃어버린 첫사랑을 회복하고, 말씀으로 돌아가는 그 길 위에서 다시 한 걸음을 내딛기를 소망한다.
◈ 도서 정보

- 도서명: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 저자: 래리 허타도
- 번역: 이주만
- 출판사: 이와우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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